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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이고득락離苦得樂, 황금연휴를 꿈꾸는 사람들!

by 삐비랑 2023.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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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은 새들도 울지 않는다, 비 오는 날의 이 고요 이 평화를 숲은 분명 누리며 산다!
비 오는 날은 새들도 울지 않는다, 비 오는 날의 이 고요 이 평화를 숲은 분명 누리며 산다!

어제오늘 오월의 하늘에 비가 내린다.

6월이 기다리는 초록의 숲은 원숙하고 풍만한 자태다.

 

새들도 비 오는 날이면 외출을 삼가는 것일까,

아니면 분주한 짝짓기와 새집 짓기를 다 끝내고

말끔하게 단장한 새 둥지에서 알을 품에 품고 새날을 기다리고 있을까,

도심 밖으로 아니면 해외로 심리적 연휴를 즐기는 사람들 덕택일까,

숲은 한결 말끔하고 사람의 발길도 뜸하고 한적하다.

왕성하게 피어나기만 하던 초목의 꽃들도 숨 고르기를 하는지

아니면 숲의 초목의 잎사귀들이 무성한 성장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탓인지

몇몇 수종을 제외하고는 숲은 다 자라버린 건장한 청년 같은 신록의 형상이다.

 

오월 봄날 비가 오는 날이면 비 그친 싱그러운 아침을 기다리는 마음을 품을 수 있어 더욱 좋다.

비가 오는 날 가볍게 우산을 받쳐 쓰고 숲을 거닐어 보라,

햇살보다 더 살갑게 이마와 손등과 발목에 감기는 숲의 젖은 향취를 맡아보라,

간혹 잎사귀에 맺혀 있는 영롱한 물방울꽃을 유심히 들여다보아라,

오월 봄비에 전신욕을 즐기는 사각이는 숲의 수다에 귀 기울여 보아라,

얼마나 비 그친 아침은 산뜻할까, 얼마나 청신한 맵씨로 숲의 방문자를 맞이할까,

아침 햇살과 상큼한 바람과 청아한 새소리와 언뜻언뜻 반짝이는 청명한 하늘은

풍미한 오월의 그윽한 멋을 매혹의 정취를 뽐낼 것이다.

 

황금연휴(?)가 지나면 다시 6월의 문전을 넘어 봄의 여운이 그리운 한 여름의 길목으로 접어들고 말 것이다.

오월의 봄을 온전히 호흡하며 누리지 못한 도심 속 바쁜 사람들의 일상이 회복되기를 기도한다.

바쁘게 바쁘게 한눈 팔 틈도 없이 여기까지 달려와버린 사람들에게 

이 비오는 날의 오월의 황금연휴가 대자대비한 자연의 사랑을 풍성히 체험하는 시간이기를 빌고 싶다.

 

뉘엿뉘엿 흐르는 무상한 시간, 계절, 세월... 살구꽃 핀 자리에 푸른 살구알이 여물어가고 있다!
뉘엿뉘엿 흐르는 무상한 시간, 계절, 세월... 살구꽃 핀 자리에 푸른 살구알이 여물어가고 있다!

어제는 부처님께서 이 땅 가운데 오신 날이었다.

싯다르타가 이 땅에 오신 까닭은 무엇일까?

 

깨달으면 중생도 부처요 깨닫지 못하면 부처도 중생이다. 만법의 진리에 어리석으면 붓다가 중생이지만

진리를 깨우치면 중생이 부처라고 한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다 부처다. 이 땅 만민은 다 부처다.

붓다는 특정한 싯타르타가 아니라 마음에 평화와 해탈과 자유를 갈앙하는 모든 사람이 다 부처다.

그러므로 부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부처는 보통명사이다.

어제오늘 내일까지 황금연휴다. 이 연휴를 통해 우리의 가슴마다 자비와 부처의 보리菩提의 마음이 열리기를 

빌고 빌어본다. 내 안에 있는 싯타르타의 지혜와 견성과 자비를 깨워서 세상 모든 사람과 화해하는

해인海印의 날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우리의 삶이 힘든 것은 진리를 외면한 채 무지와 탐욕과 '일하는' 존재로 살아가는 우리의 한계 탓인지 모른다.

이제 '인간적' 존재의 진실에 눈을 뜨자,

마음을 결박하고 있는 욕망의 그물을 찢고 새와 나비와 대붕으로 날아오르자,

싯타르타의 고행의 각성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 지혜와 자비와 해탈의 자유를 배워 함께 향유하자,

 

 이 땅 너도 나도 지구별 나그네요 잠시 머물다 영영 떠나갈 하루살이다.

그물에 걸린 짐승처럼 몸부림 치며 살 것인가,

아니면 훨훨 꽃을 찾아 날아다니는 나비처럼 살 것인가, 

새와 대붕처럼 끝없는 하늘을 비상하며 살 것인가,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 무지와 탐욕과 나를 결박하는 일상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길이

싯타르타가 깨우친 무소유 해탈 자유가 아니었던가, 

 

싯타르타는 이 숲의 길에서 인생의 질고의 허물을 벗은 무소유 해탈 자유의 나비가 되었다!
싯타르타는 이 숲의 길에서 인생의 질고의 허물을 벗은 무소유 해탈 자유의 나비가 되었다!

이고득락離苦得樂, 우리의 마음에 가득한 무거운 짐 다 내려놓고,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미움과 경쟁과 원망과 두려움, 염려 다 비우고,

해탈과 자유와 평화를 내 안에 들이는 일이 쉼을 누리는 휴가였으면 좋겠다. 

 

자연을 가까이 하는 일은 꼭 멀리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만은 결코 아니리라,

자연의 마음을 배우는 일이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일 텐데, 

자연이 우리에게 베풀어주는 가르침을 일깨워 자연의 비움과 겸손을 닮아가는 일이 자연과 친밀히 하나가 되는 길 아닐까,

아무리 바빠도 하늘을 우러러볼 때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하며 오늘을 살았는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에게 어떤 존재인가, 분명히 '나'의 존재의 본질을 질문해 보는 일이다. 

 

숲의 길을 밟을 때마다 들리는 바스락거리는 감촉이 클래식의 선율처럼 달콤하다.

비 오는 날의 비의 율동이 음악의 선율보다 더 매혹적인 탓이다.

마음의 영일이 어디서 오랴,

일체만유 제행무상一體萬有 諸行無常, 숲의 새와 꽃과 나무와 나는 하나요, 시시각각 변하지 않은 것은 없다.

 

너와 내가 나와 네가 하나이듯이 숲의 세계도 우리와 하나다, 나를 낮출 일만 남았다.

살아있는 생명을 나를 생각하듯이 사랑하고 아끼고 경외감을 품는 일이

사소한 일상의 조화로운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연의 가르침과 그 힘의 위대함을 감히 어찌 몇 마디로 다 말할 수 있으랴,

그러나 자연의 암시와 은유를 외면하는 길은 불행이다.

자연을 닮아가는 첫걸음은 자연의 소리를 듣는 잠잠한 묵상이다,

나의 완악한 주장을 내려놓고 나의 가슴에 자연의 겸손과 비움을 들이는 일이 아닐까,

 

이들에게 평등한 시선을 보내며 이들의 생명까지도 공경하는 일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끈다!
이들에게 평등한 시선을 보내며 이들의 생명까지도 공경하는 일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끈다

노란씀바귀꽃, 노란애기똥풀꽃, 메꽃, 지청개(고마채), 섬초롱꽃,

노란산괴불주머니, 쥐똥나무꽃 노란민들레까지...모두 너와 나와 동등한 생명이다!

 

아무리 바쁠지라도 자연과 친밀히 교유하는 때를 잠시라도 틈 낼 수 없다면

우리는 자연과 내내 멀어지고 말 것이다.

이들에게 평등한 시선을 보내며 이들의 생명까지도 공경하는 일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끈다.

하루 중 우리는 몇 번이나 하늘을 보고 살까,

내 곁에 있는 일상의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하늘을 볼 때마다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하기로 하면 어떨까,

 

행복과 자유를 추구하는 마음은 한결같을 것인데

행복과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행복은 형상을 지닌 물건도 아니요, 그 '어디'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 행복과 자유가 결코 '어디'에 멀리 있는 것도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다.

행복과 자유는

오늘, 지금, 여기서 향유享有하는 나의 마음 가운데, 일상의 사소한 만남 가운데서 

값없이 누리며 느끼며 나누는 것임을 알자!

 

창밖 빗소리를 엿들으며 유리창에 구르는 빗방을을 보며 산속 숲처럼 고요한 하루를 보낸다!
창밖 빗소리를 엿들으며 유리창에 구르는 빗방을을 보며 산속 숲처럼 고요한 하루를 보낸다!

 

20230528, 삐비랑의 사소한 일상의 행복 찾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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