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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17

별이 된 노란 그대! 4월, 노오란 별이 된 그대여, 약속, 약속할게, 잊지 않고 기억할게, (별이 된 그대, 부디 잘 가요,) 올해도 돌 틈마다 노란 리본 노란 약속의 꽃들이 돌아왔다 다시, 4월을 기다려 나를 부른다 우리가 사는 길은 흐르는 약속이다 한 송이 봄의 약속이 피어 흐른다 우리의 길은 4월의 약속이 흐른다 너와 내가 우리 안에 하나가 되려면 생명의 외경심과 평등함을 기억하는 일이다 노란 리본의 매듭 속에 반짝이는 수많은 얼굴, 지금은 별이 된 이름을, 가슴으로 불러보며 아파하며 기억하는 일이다. 이 땅의 봄의 소명을 봄의 길을 어찌 기억하는 것으로 다하랴만 별이 된 그대여, 눈 뜬 채 우릴 부르는 별이여, 4월 풍랑의 언덕에 검푸른 바다의 하늘에 다시 돌아온 노란 봄의 꽃이여, 방긋 웃는 노란 봄의 약속이여, .. 2023. 5. 27.
유월, 무논에 달 가듯 오누나! 유월은 무논에 달 가듯 온다, 여름 농사를 기다리는 들녘은 방방하게 차오른 논물이 잔잔히 물결친다, 벌써 밤꽃은 피어 5월이 흐르는 길목마다 밤꽃 향기 흥건할 때, 언덕 너머 고향 들녘마다 무논은 개구리울음소리 낭자할 것이리라, 임을 찾아 봄부터 울어예온 솥작새의 노래는 갈수록 애잔하기만 할 것인데, 밤꽃 향기 아카시아 향기 쥐똥나무꽃 향기 흉부에 부서지는 유월이 오월의 뒤를 좇아와 기다린다, 자연의 섭리를 감히 누가 거역하랴, 청신한 햇살 속을 뒹굴던 파르스름한 봄의 초목이 4월과 5월의 강을 건너 봄과 멀어지기 시작하면 파릇파릇하던 연둣빛 새잎이 푸릇푸릇한 청춘의 흉중을 닮아 깊어간다. 유월은 오월이 떠난 허전한 마음을 알고 서둘러 눈치 살피며 슬며시 찾아온 것이다, 밤꽃 내음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오.. 2023. 5. 25.
유월, 그리움은 익어 알알이 살구로 온다! 유월, 그리움은 익어 알알이 살구로 온다! (해마다 노오란 유월과 살구는 눈시울 젖은 그리움으로 나에게 온다) 어린아이의 고향집 뒤뜰 살구나무는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처럼 무성했다 살구는 노랗고 탐스럽게 6월의 길을 비춰준다 고적한 뒤뜰을 밝혀주는 호롱불이다 예닐곱 살의 어린아이를 마냥 설레게 하는 일은 이른 아침 눈 뜨자마자 뒤뜰에 떨어진 살구를 줍는 일이었다 살구나무에 달린 노란별을 쳐다보는 일은 호젓하면서도 포근한 기다림이었다 입안 가득한 시고 달달한 살구의 향기! 노랗게 노랗게 익어가는 눈 시린 6월의 하늘! 누렇게 보리는 익어가고 긴 하루가 지루한 여름 오정이 가까이 올 무렵이면 어린아이는 살구가 하도 오지고 흐뭇하고 보고 싶어서 장독대 항아리만 살짝 열어보고 돌아오려 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 2023. 5. 24.
수필, 나는 오월이면 '수필'을 읽는다! 해마다, 나는 5월이 오면 피천득의 '수필'을 읽는다. 천천히 읽으면 마음에 잔잔한 울림이 물결처럼 일어난다. 그의 글은 나에게 마음의 여유와 무심한 흥과 파격의 상상을 보내온 까닭이다. 문학은 아름다운 미의 세계이기에 일상의 사전적 의미 밖의 오묘한 깊이와 울림이 있기 때문이다. 문학은 미의 세계이다. 그러므로 문학은 심미적 안목으로 다가가야 작품에 흐르는 감흥과 낭만과 풍미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글쓴이의 저류를 흐르는 고상함과 멋, 그윽한 내면의 향기에 흠뻑 젖을 수 있다. 미적 도취와 미적 감탄이 없는 사람이라면 시인이나 수필가의 문학적 예술적 심미적 낭만적 유미적인 글의 흥을 온전히 다 누릴 수 없다. 한 작가의 글이나, 자연의 꽃이나 물이나 산, 그리고 인정이 융숭한 사람은 오래, 자주 만나.. 2023. 5. 22.
5월은 상큼한 앵두의 맛이다! 5월의 동산 숲은 싱그럽네! 상큼한 앵두의 맛일세! 5월의 숲과 하늘 아래 사는 이 찬란한 축복을 누리지 못하는 자라면 생의 보람과 기쁨을 어디서 기다릴 것인가, 이맘때면 오금동산 숲은 온갖 새들의 소리로 붐비네, 오늘도 숲의 새들이 부르는 은빛 노래의 선율을 따라 숲길을 걷는다네, 흥성거리는 새소리의 물결... 숲은 마치 5일마다 열리는 장날 아침이다, 사방에서 모여든 온갖 새들의 노래 즐비하네, 새의 노래는 절묘하게 서로 부딪히지 않고 아니, 현묘하게 잘도 섞이어 숲 속 오케스트라의 화음을 이룬다. 이름 모를 새들의 갖가지 노래의 선율이 흐르는 숲의 아침은 창랑한 물결이 밀려오고 다시 밀려와 부서지는 반짝이는 은비늘 강의 아침이라네, 청아한 새의 노래! 청신한 숲의 울림! 사방으로 울려퍼지는 새들의 .. 2023. 5. 20.
'실패'란 말은 인생의 사전에 없다! 인생의 사전에는 ‘실패’란 말은 없다! 성공이라는 말도 마땅히 없어야 한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언어 중에는 '실패'와 '성공'이라는 말이 없는 언어가 많다고 한다. '실패'와 '성공'이라는 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언어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실패'와 '성공'이라는 말을 모르고 사는 종족이 지구상에 아직도 아주 많다는 것은 지속가능한 지구적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과 물질문명사회의 '위험'과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작은 희망이다. '실패'와 '성공'이라는 말의 독성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넘어뜨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타락시켰는가를 반드시 성찰해야 할 일이다. “인생의 슬픔이나 눈물, 회한을 지니지 않은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 발을 헛디뎌 한 번도 넘어진 적이 없는 여자와 인생의 좌절을 맛본 .. 2023. 5. 19.
장자, 분꽃은 분꽃대로, 대붕은 대붕으로 꽃은 웃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노래해도 말이 없고, 꽃은 꽃으로 피어지고 뱁새는 뱁새로 날아가고, 도대체 자연自然은 무엇일까요, 자연스럽다, 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물은 물대로 흐르고 동산의 새들은 새들대로 노래하고 하늘을 납니다. 철철이 꽃들은 때가 되면 꽃을 피우고 다시 때가 되면 낙화의 길을 순순히 따라갑니다. 하늘의 구름과 큰 산의 나무와 바람의 길도 억지가 없습니다. 분꽃은 분꽃대로, 채송화는 채송화대로 아기자기 모여 아름답게 피어있습니다. 채송화는 키 큰 분꽃을 부러워하지 않고, 분꽃은 채송화 앞에서 우쭐하지도 않습니다. 맨드라미는 봉숭아를 시새움하지 않고 들국화는 우아한 달리아보다 못났다고 불평하지 않습니다. 모두 타고난 천성대로 곱게 피어 초가을 햇살 아래 소슬바람과 따스한 일광을 즐기고..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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